가위 손
이신구
철컥 싹둑, 삭~싸뚝~
제멋대로 자란 숲을 가로지르듯
그분의 손은 가위되어
추수하며 가지런히 그렇게
곡간 안으로 리모델링하네.
태초에 아담의 첫 머리카락이 심겨질 때,
당신은 초일류 기술자였음이 분명하네.
삼손의 머리카락이 허무하게 잘릴 때도,
눈물 떨구며 쓰러져 자르지 못할 가위되네.
창세 이후 가장 아름답게 다듬어진
그이 같은 나를 보며
지친 내 영혼의 늘어진 머리도 다듬고파
두 개의 날선 검같이 펼쳐진 말씀위에
부족하여 또 다른 나를 맡기네.
주여!
나를 당신의 가위로 다듬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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