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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고픈 이야기

안 보이는 곳에 있는 등불을 등경위로

by 조이플 교회 2023. 2. 12.

 

이제 다시 일어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기를

이신구 목사

 

세상에는 넘어야 할 장벽들이 너무 높고 이겨내야 할 날카로운 유혹들이 가득하여 연약한 우리로서는 일어나 빛을 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세상은 그럴지라도 교회에서 만나는 교인들끼리는 다를 줄 알았는데 역시 세상과 다르지 않게 착하게 살면 함부로 다가와 상처만 남기고 세상 속으로 떠나가 버릴 때가 많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다는 말은 하면서도 성경과는 상관없는 신념으로 고집부리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화살처럼 쏘아대면서도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자부하던 그 모습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이 준 상처보다 더 아픈 흔적으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45년 전 쯤인가 어린 시절 동네 목욕탕에서 청소하며 어렵게 살아가던 형이 다가와 울면서 아프신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다녀와야 하는데 돈이 없다는 말에 아끼고 아껴 모았던 용돈을 빌려줬지만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습니다. 사기를 당했나 봅니다. 믿었던 그 형은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덕분에 난 그렇게도 사고 싶었던 것을 사지 못했습니다. 


목사가 되고 총회에 참석했는데 한쪽 구석에서 외롭게 식사하는 오갈데 없던 선교사님이 눈에 밟혀 부교역자로 데려왔더니 몇몇 성도들을 미혹하여 교회를 어지럽히고 떠났습니다. 그때 나를 아프게 하고 떠난 교인들이 아직도 눈에 밟힙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은 여기저기에서 어렵다며 도와달라고 요청해서 받은 후원금이 엄청났습니다.


이 외에도 교회를 힘들게 하고 나의 가슴에 아픈 흔적으로 남아 있는 일들이 더 있지만, 더 말할 수 없는 것이 아예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나는 잘해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는데 돌아온 것은 세상보다 더 악한 말들과 세상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모욕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욕을 함께 받으면서도 오직 하나님의 교회를 교회 되도록 지켜 온 분들이 바로 내가 섬기는 교회에 남아 있는 성도들이기에 더 눈물 흘려 사랑하고 더 소중히 아끼고 더 존경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다 어떤 때는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서도 그리스도인들보다 더 착하고 정직하게 사는 분들이 많음에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세상에 없는 신앙이 있고 말씀도 있고 은혜도 있는데, 삶에서는 오히려 그들보다 나은 것이 하나도 없음을 깨닫게 될 때, 이런 부족한 우리들을 용납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도 커서 감당키 어려움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처럼 어두운 우리가 밝은 빛을 발하도록 기회를 주시는 주께서 오늘도 일어나 빛을 발하라고 하심에 감사의 눈물을 흘립니다. 무리들을 향하여 “누구든지 등불을 켜서 움 속에나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는 들어가는 자로 그 빛을 보게 하려 함이라”(누가복음 11:33)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용기를 얻습니다. 


우리가 켜야 할 등불은 보이지 않는 곳에 둘 것이 아니라 들어가는 자가 그 빛을 보도록 등경 위에 두라고 하셨습니다. 참 빛이신 예수님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는 신앙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예수님의 빛을 볼 수 있도록 내 삶의 꼭대기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가 보아도 세상 사람들보다 더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지녀야 하고 그렇게 인정받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안 보이는 곳에 숨겨져 있던 등불을 등경 위로 꺼내 온 세상에 빛을 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12일 조이플 교회 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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